
"'카르멘'덕분에 메조소프라노도 오페라 여주인공을 맡을 수 있게 됐죠. 소프라노가 풋사랑을 한다면 메조소프라노는 남자를 유혹하고 차지하려고 들어요."(김현주)
"김현주 선배의'카르멘'은 여자들이 봐도 정말 섹시해요. 미카엘라는 카르멘에 비해 순진하고 순수하지만 내적으로는 매우 강한 여자죠. '리골레토'의 질다와 비슷한 이미지 아닐까요."(김수연)
"2005년 국립오페라단에서 김현주 선배와 카르멘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서로 다른 팀에 캐스팅돼 못내 아쉬웠는데 이번에 소원을 풀게 됐네요."(박현재)
"'카르멘'에서 투우사는 비교적 비중이 작은 조역이고 아리아와 중창도 몇 개 없어요. 그래서 막 데뷔했을 때 작은 극장에서만 몇 번 출연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투우사의 노래'의 파괴력은 대단해요. 노래 하나로 금방 무대를 압도하거든요."(김동규)
콘서트 오페라 '카르멘'의 주역 4명이 본격적인 연습에 앞서 한자리에 모였다. 오페라 하이라이트를 엮은 갈라 콘서트에서는 함께 출연한 적이 있지만 오페라 공연을 함께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테너 박현재(38.서울대 교수)씨는 김수연.김동규씨와 만나는 게 처음이라며 반갑게 악수했다. 89년 중앙음악콩쿠르에 입상한 박 교수는 2003년 귀국, 국립오페라단 상근 단원을 지냈다.
카르멘 역의 김현주(47)씨는 국내 대표적인 메조소프라노 중 하나. 1994년 귀국 후 오페라와 콘서트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소프라노 김수연(35)씨는 98년 예술의전당 오페라페스티벌에서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데뷔했다. 대중가수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콧수염'바리톤 김동규(42)씨는 오랜만에 독창회(2월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를 앞두고 있다.
"'카르멘'은 초연 당시 '부도적하고 음탕한 작품'이라고 해서 비난을 받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줄거리가 너무 일상적인 느낌이에요. 내가 카르멘이라면 돈호세를 계속 사랑했을 것 같아요. 극중 카르멘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면서도 고집을 꺾지 않는 여성이죠."(김현주)
"돈호세는 여성적이면서도 매우 열정적인 캐릭터죠. 너무 빠져들다 보면 혈압이 올라가는 게 느껴져요. '카르멘'은 노래 자체도 어렵지만 감정 조절이 중요합니다. 무대 세트나 의상 없이도 음악만으로도 충분히 감정을 전달해야죠."(박현재)
"국내에서 콘서트 오페라 전막(全幕) 공연은 정명훈 지휘의 KBS 교향악단이 베르디의'오텔로'를 상연한 지 10년 만이라죠. 무척 기대가 됩니다."(김동규)
"'카르멘'은 음악이 워낙 좋아서 인기죠. 평소 잘 상연되지 않는 오페라를 콘서트 형식으로 자주 연주했으면 좋겠어요."(김수연)
◆공연메모=2월23~2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지휘 김덕기, 메조소프라노 김현주, 소프라노 김수연, 테너 박현재, 바리톤 김동규, 프라임 필하모닉, 동서양오페라 합창단, 롤라 플라멩코 무용단, 02-2232-1148
이장직 음악전문기자사진=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