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을 뺀 콘서트와 밀도높은 명작 오페라가 만났다. 이 둘의 만남은 언뜻 생소한 듯하지만 왠만한 콘서트보다 재밌고 왠만한 오페라 보다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장르적 고민은 접어두어도 될 것 같다.
무대 위, 관현악단의 연주가 시작되면 그들 앞으로 오페라 가수들의 무대가 펼쳐진다. 딱히 오페라를 위한 무대세트나 의상은 없지만 오페라 가수들은 연기를 펼치며 아리아를 부른다. 기획사인 문화뱅크(대표 박상열)는 지난 <카르멘>과 <라 트라비아타>로 이미 콘서트 오페라라는 컨셉에 대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국내 정상의 오페라 가수들의 노련한 노래 연기와 오케스트라가 오페라 극장의 관례를 따르고 있어 오페라 가수들의 목소리가 잘 전달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다.

이번에 공연하는 콘서트 오페라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밤의 여왕의 아리아나 그 줄거리까지도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줄거리를 여기에 소개해보면 대략 이렇다.
고대 이집트를 무대로 큰 뱀에 쫓기던 타미노 왕자가 밤의 여왕의 세 시녀에게 도움을 받고 위험을 피하게 된다. 그리고 만난 밤의 여왕은 자라스트로라는 폭군에게 딸 파미나 공주가 납치되었다면서 딸을 구해달라고 요청한다. 곧바로 길을 떠난 타미노 왕자는 파미나 공주를 구하면서 겪는 여러 시련을 통해 성숙해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선영 연출은 "몇 개의 유명한 아리아뿐 아니라 타미노로 대변되는 한 남자의 여정을 쫓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극적인 곡들로 구성, 전체줄거리를 파악할 수 있게 하였고 무대 장치나 화려한 의상보다는 배우의 해석이 무게를 갖는 공간을 만들겠다."며 연출방향을 설명했다. 무대 뒤 대형스크린에 자막이 흐르고 있어 이해도 빠르다.
이번 공연에서 타미노 왕자 테너 이원준, 파미나 공주 소프라노 황지연, 밤의 여왕 소프라노 김수연, 새잡이 바리톤 김형기 여자친구 소프라노 김혜옥 제사장 베이스 허철 간수 테너 전종옥 피아노 오지영 합창 동서양 오페라 합창단 등이 출연한다.
오는 5월 11일과 12일 양일간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공연된다.
